옛 선비들의 처세술 중에는

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혀주는 미덕의 예를 실천해 왔다.

임금이 잘못된 정사를 펼쳤을 땐 신하로서 세번 간(諫)하여 이를 바로잡지 않을 경우 더 이상 간하지 말고 물러나라고 하였고,

부모가 비록 잘못을 저질렀을 때 자식이 세번 간(諫)하여 이를 바로잡지 않을 경우

더 이상 간하지 말고 부모의 뜻에 따르라고 하였다.

이 말들이 시사하는 바는 너무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끝까지 고집하는 현세의 세태를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. 우리가 어떤일로 만나든, 어떤 문제점에 관하여 서로의 생각하는 바를 토론할 때 자신의 생각만이 옳고, 자신이 속한 집단의 주장만이 최고인양 고집을 부리거나 상대방을 무시하는 경향이 비일비재하다.

조금만 양보하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자세를 갖는다면, 자신을 낮추는 일에 그리 인색하지는 않을 것 같다. 우리가 만날때마다 술잔을 부딛치면서 만날 위하여를 외치어 보지만 무엇을 어떻게 위하자는 건지? 다 부질없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바로 알아야 한다. 이는 곧 근본적인 마음가짐을 바꾸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얘기와 같은 것이다.

올 한해는 남의 이야기에 귀 귀울려 주고 남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한번 더 떠올려 주었을 때 분쟁이 없는 세상, 화합하는 세상, 아름다운 세상이 도래되어 진정으로의 참 세상이 올 것으로 확신한다.